해외 이민을 고려할 때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가 ‘영주권 취득’입니다. 영주권은 해당 국가에서 장기 거주와 취업·사업 등이 가능하며, 일부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. 그러나 국가마다 이민 문턱과 제도가 달라, 취득 절차가 쉽지 않은 곳도 많습니다. 이번 글에서는 상대적으로 한국인이 영주권을 비교적 수월하게 얻을 수 있다고 평가되는 5개국을 살펴보겠습니다. 물론 ‘쉽다’는 것은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일 뿐, 각 나라별로 재정·학력·나이 등의 기준이 있으므로 실제로는 꼼꼼한 준비가 필요합니다.
1. 파라과이 (투자·예치 이민)
왜 쉽나?
- 파라과이는 남미에서도 투자 이민 문턱이 낮은 편입니다. 일정 금액을 국가 채권 등으로 예치하면 영주권 취득이 비교적 간단하게 진행됩니다.
- 생활비가 저렴하고, 국가가 외국 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이민 제도를 관대하게 운영해 왔습니다.
조건 및 절차
- 예치금: 보통 5,000달러(약 650만 원) 이상을 중앙은행에 예치하면 ‘거주 신청’을 할 수 있습니다. 예금, 부동산 구매, 농지 구매 등 다양한 방식이 가능하나, 가장 많이 쓰이는 방법이 은행 예치입니다.
- 서류 준비: 범죄 경력 증명서, 건강 진단서, 기본 신원 서류를 제출합니다.
- 수속 기간: 수개월 안에 영주권(거주 허가)이 나오는 사례도 있으나, 실제로는 현지 행정 처리에 따라 6~9개월 이상 걸릴 수 있습니다.
- 거주 의무: 최소한의 거주 요건(예: 3년에 한 번, 특정 기간 이상 체류 등)이 있으나 상대적으로 관대한 편입니다.
장·단점
- 장점: 매우 낮은 투자 금액, 비교적 빠른 영주권 취득, 남미 수출입 관세 혜택(메르코수르)
- 단점: 한국과 거리가 멀고, 스페인어 구사 필요. 의료·교육·안전 등 인프라가 제한적이라 실제 거주 환경이 만족스럽지 않을 수 있음
2. 멕시코 (Temporary → Permanent Resident)
왜 쉽나?
- 멕시코는 외국인에게 비교적 개방적인 이민 정책을 운영해 왔으며, ‘임시 거주 비자(Temporary Resident Visa)’를 통해 수년간 체류 후 영주권(영구 거주)으로 전환하는 루트가 잘 알려져 있습니다.
- 한국과 멕시코 사이 비자 면제 협정(최대 180일 관광 체류)도 있어, 현지에서 절차를 진행하기에 편리한 면이 있습니다.
조건 및 절차
- 재정 요건: 월 소득 2,500
3,000달러 이상 증빙 또는 은행 예치금 45만 달러 이상 증빙이 일반적. 한국에 있는 멕시코 대사관에서 확인해야 합니다(지역·시점별 변동). - 신청 절차: 국내 멕시코 대사관에서 임시 비자 스탬프를 받은 뒤 멕시코 입국, 현지 이민국(INM)에서 Temporary Resident Card 발급.
- 임시 거주 → 영주권: 임시 거주 자격을 4년까지 유지한 뒤, 무기한 영주권(Residente Permanente)으로 전환 신청할 수 있습니다.
장·단점
- 장점: 상대적으로 문턱이 높지 않아 중산층도 도전 가능. 기후·문화 다양성, 한인 커뮤니티가 잘 형성된 지역(멕시코시티, 과달라하라, 몬테레이 등)이 있음.
- 단점: 일부 지역 치안이 불안정하고, 스페인어 구사가 필요. 행정 절차가 지역별로 달라 대기 시간이 길 수 있음.
3. 포르투갈 (골든 비자 & D7 비자)
왜 쉽나?
- 포르투갈은 외국인 투자(골든 비자)나 연금·고정소득(D7 비자) 등 다양한 루트를 통해 장기 거주를 허용합니다. 특히 D7 비자는 ‘은퇴자 비자’로도 알려져 있고, 일정 금액 이상의 월 소득(연금·임대료 등)을 증명하면 거주 허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.
- 골든 비자는 부동산 투자(35~50만 유로 이상) 또는 펀드 투자 등을 통해 간편하게 장기 거주 자격을 얻을 수 있고, 5년 후 영주권 또는 시민권 신청이 가능합니다.
조건 및 절차
- 골든 비자: 최소 50만 유로의 부동산 구매(또는 특정 조건 35만 유로)·펀드 투자·사업 투자 등으로 거주권을 취득. 연 7일 이상 체류 조건으로 비교적 체류 의무가 낮습니다.
- D7 비자: 포르투갈 최저임금(약 800유로) 이상의 월 소득 증명, 주거 계약 등 필요. 처음 2년 거주 허가, 이후 3년 연장, 5년 후 영주권 또는 시민권 신청 가능.
- NHR 제도: Non-Habitual Resident(비정주자) 혜택으로 10년간 연금·이자·배당 소득에 대해 세금을 대폭 감면받을 수 있음.
장·단점
- 장점: 유럽연합(EU) 회원국 거주 혜택, 저렴한 생활비(서유럽 대비), 온화한 기후, D7 비자의 재정 요건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.
- 단점: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, 골든 비자 규정 변경 가능성, 포르투갈어 구사가 필요할 수 있음.
4. 캐나다 (Express Entry·PNP·가족 초청)
왜 쉽나?
- 캐나다 이민 시스템은 다양하며, 한국인 이민자도 과거부터 많아 노하우가 잘 축적되어 있습니다. 완전히 쉽다고 말하긴 어렵지만, 영어·불어 능력이나 경력, 학력 등이 갖춰진다면 Express Entry(EE)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영주권을 얻을 수 있습니다.
- 가족 초청 제도(배우자, 자녀, 부모)도 운영돼, 직계가족이 영주권·시민권자라면 초청받아 이민할 수 있습니다.
조건 및 절차
- Express Entry: 기술 이민(FSW), 경험 이민(CEC), 무역기술(FTW) 등으로 나뉘며, 점수제(학력, 경력, 나이, 언어 능력, 적응력 등)를 통해 초청장(Invitation to Apply, ITA)을 받는 시스템입니다.
- PNP(주정부 이민): 각 주(온타리오, BC, 앨버타 등)가 독자적으로 필요한 인력을 선발해 주는 프로그램. EE와 연계하거나 별도로 진행 가능.
- 가족 초청: 배우자·부모가 캐나다 영주권 또는 시민권자면 일정 요건 하에 스폰서십을 받아 영주권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.
장·단점
- 장점: 캐나다 영주권 취득 시 의료보험·교육 등 복지 혜택, 안정적인 치안과 환경. 한국인 커뮤니티가 발달한 도시들이 많아 정착이 비교적 쉬움.
- 단점: 기술 이민은 언어·학력·경력 점수를 충족해야 하고, 가족 초청 이민은 대기 기간이 길어질 수 있음. 추운 겨울·높은 세금 등은 고려해야 함.
5. 호주 (기술 이민·가족 초청·투자 이민)
왜 쉽나?
- 호주 역시 다양한 이민 루트를 갖추고 있으며, 한국인 이민자 비중이 꾸준히 이어져 왔습니다. 기술 이민(포인트 제도) 또는 투자 이민, 가족 초청 등이 대표 경로입니다.
- 은퇴자를 위한 별도 비자가 있지는 않지만, 충분한 자산이나 전문성을 보유했다면 영주권 취득이 가능합니다.
조건 및 절차
- 기술 이민: 독립 기술 이민(Subclass 189), 주정부 후원(Subclass 190) 등 포인트 제도를 통해 영주권을 신청. 영어 성적(IELTS 등)과 기술 심사, 학력·경력 요건을 충족해야 함.
- 투자 이민(비즈니스 이노베이션·투자 비자): 일정 금액 이상 사업 또는 투자(고액 펀드 투자, 창업 등)로 영주권 취득 가능. 투자 금액이 높게 설정된 사례가 많아 진입 장벽이 있음.
- 가족 초청: 배우자 비자, 부모 비자 등이 있으며, 부모 비자는 대기 기간이 오래 걸리거나 기여금(Contributory) 납부가 필요할 수 있음.
장·단점
- 장점: 복지와 의료(메디케어), 교육 수준이 높고, 다문화 사회가 안정적으로 정착. 한인 커뮤니티가 시드니·멜버른 등에 크게 발달.
- 단점: 기술 이민은 영어·전문 경력이 매우 중요하고, 투자 이민은 자본 요건이 높음. 물가와 주거비가 비싸, 정착 비용이 크다는 단점.
총정리 – 각 나라별 특징과 선택 가이드
- 파라과이: 소액 예치로 영주권 가능, 물가 저렴·절차 간소. 단, 남미 내 교통·의료 인프라 미흡.
- 멕시코: 체류 → 영주권 루트가 잘 잡혀 있고, 한국인 커뮤니티 존재. 일부 지역 치안 유의, 스페인어 필요.
- 포르투갈: D7·골든 비자로 장기 체류 및 영주권 가능, EU 회원국 이점, 세금 혜택(NHR). 부동산값 상승 추세 주의.
- 캐나다: 기술 이민·가족 초청 등 다양한 루트, 복지·교육 인프라 최고 수준, 하지만 점수제 문턱 존재.
- 호주: 기술 이민과 투자 이민 활발, English 능력 필수, 높은 생활비와 세금 부담.
유의 사항
- 변동성: 이민 정책과 영주권 제도는 수시로 바뀔 수 있으므로, 최근 정보와 법령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.
- 개인 요건 파악: 영어·불어 등 언어 능력, 재정 상태, 나이, 경력 등을 고려해 가장 유리한 나라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.
- 사전 답사: 이민 대상을 최종 결정하기 전, 그 나라에서 몇 주~몇 달 정도 머물러 기후·문화·치안·생활비 등을 직접 체험하는 것이 좋습니다.
- 전문 상담: 법률·이민 전문가, 현지 부동산 에이전트, 한인 커뮤니티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적법하고 확실한 정보를 얻어야 합니다.
맺음말
한국인이 영주권을 비교적 쉽게 얻을 수 있다고 꼽히는 5개국이라 해도, 각 나라별로 투자·학력·경력·언어 요건이 다를뿐더러 정부 정책이 자주 변하기에 반드시 최신 정보를 점검해야 합니다. 이민은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는 인생의 큰 결정이므로 본인의 상황(재정·직업·가족 구조·언어 능력)을 면밀히 평가하고, 해당 국가 시스템을 충분히 이해한 뒤 진행해야 합니다.
만약 본격 이민이 부담스럽다면, 은퇴 비자나 장기 관광 비자, 디지털 노매드 비자 등을 활용해 먼저 해외 생활을 경험해 보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. 어떤 루트를 택하든 사전 답사와 정보를 통한 철저한 대비가 성공적인 해외 정착의 지름길이 될 것입니다.